2016년 7월 16일 토요일

커피 맛 - 뭣이 중헌디? 뭣이 중요허냐고? (2) 로스팅


음식점을 차리든, 빵집을 차리든 가장 중요한 사업 성공 요인은 "맛"이다. "대중"이 선호하는 맛을 정확하게 잡아내야 한다. 카페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선호하는 "맛" 또는 "향"을 잘 잡아내야 지속가능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커피의 카페인 효과 (A Caffeine Kick)를 간과할 순 없다. 많은 커피 애호가들은 "신선한" 커피 한 잔으로 나른한 육체와 촛점없는 정신에 활력(Vigor, 活力)를 불어 넣어서 누워 있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줄넘기나 팔굽혀 펴기를 하고 밀렸던 일을 모조리 해치우는 기적을 경험한다. 

오늘은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로스팅에 대해서 필사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약간의 수정과 보강을 하였다. 원작자의 양해를 바란다.

로스팅과 커핑

출처: http://www.coffeero.com/community/column/1206121_1239.html?gubun=subject&keyword=&pageNum=1

커피 한 잔에는 수천 가지의 다양한 향미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린빈에 열을 가해 갈색의 원두로 볶아내는 로스팅의 과정 중에 이러한 성분들은 카라멜화, 마일라드 반응으로 대표되는 화학변화를 거쳐 휘발성 물질과 수용 물질(Water Solubles)이 되어 커피의 향과 맛을 내는 성분이 된다. 다시 말해 로스팅이란 그린빈을 일정한 시간동안 일정 온도 이상의 열에 노출시켜 유효한 향미 성분들을 발현시키고, 음료가 되기 위한 수용성 성분으로 바꾸어 내는 과정을 말한다. 

로스팅에서 커핑의 중요성

커피는 로스팅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낸다. 로스터의 종류나 특성, 로스팅을 하는 사람의 스킬이나 방식뿐 아니라 로스팅 과정 중 벌어진 사소한 일에 의해 커피의 맛이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로스팅이 진행되는 각 단계별로 다른 종류의 향과 맛이 발현되므로, 어떤 단계에 정상적으로 혹은 비정상적으로 로스팅이 되었는지 또한 커핑을 통해 구분 가능하다. 

로스터가 자신의 결과물을 맛보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로스팅을 하는 것은, 마치 필름 카메라로 수천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단 한 장도 인화해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초점은 맞는지, 노출은 바르게 조절 되었는지 혹은 구도는 맞게 잡혀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래의 내용은 향미특성으로 로스팅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프레이버 휠에서의 로스팅

1) 정상적 로스팅

첫 번째는 정상적인 로스팅의 진행이다. 플레이버 휠의 오른쪽 향기 부분이다. 이 로스팅은 정상적이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로스팅의 진행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옳겠다. 휠의 향기 부분은 효소반응(Enzymatic), 당의 갈변화(Sugar Browning), 건열반응(Dry Distillation)의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로스팅에 의한 변화는 당의 갈변화와 견열 반응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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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그린빈을 뜨거운 드럼 내부에 투입하면 많은 양의 수분이 열에 의해 증발되는 건조 단계를 거쳐 내부의 성분이 익는 실질적인 로스팅에 들어가게 된다. 로스팅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최초의 로스팅 시점에 수분을 가득 머금은 풋냄새를 동반한 고소한 건과류 향이 발현되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 향기는 1차 크랙을 전후하여 달콤한 설탕 녹는 냄새를 거쳐 향긋한 초콜렛 향으로 변하게 된다. 

그림의 향미 구조도의 향 부분 중, 당의 갈변화 부분을 보면 이러한 변화를 견과류-카파멜-초콜렛의 변화로 나누어 각각의 시점에 나타날 수 있는 향기 특성들을 나열해 두었다. 표에 설명되어 있듯, 이는 당이 익으면서 나타나는 변화로 로스팅의 초중반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2차 크랙을 즈음해서는 로스터 드럼 내부의 온도가 200도를 넘어서게 된다. 이미 충분히 건조 된 원두는 계속적인 과한 열의 공급으로 타고 내부 조직이 파괴되며 건열/건류 반응을 겪게 된다. 이는 고체물질을 고온에 견디는 용기에 넣고 공기를 차단한 채로 물 없이 계속 가열하면서 새로운 성분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진행되는 정도를 뜻하는 건류도에 따라 수지질-스파이시-탄화의 향기를 내게 된다. (건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월간 커피 5월호 플레이버 스터디, 커피의 향 편, 114쪽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 비정상적 로스팅

두 번째는, 비정상적인 로스팅의 진행이다. 플레이버휠의 왼쪽 부분, 잘못된 로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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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 진행 과정 중 표면의 색상은 로스팅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일 뿐이며, 표면의 색깔이 변한다고 해서 위에서 설명한 향미가 반드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는 로스팅의 열과 시간 조절에 실패한 경우인데, 그 경우에 따라 각각 다른 향미 결정이 나타나게 된다. 

플레이버 휠의 잘못된 로스팅 부분에서는 티핑(Tipped, 원두의 끝부분이 타거나 일부가 떨어져나간)-그을린(Scorched)-누른내(Baked)의 세 분류로 나누어 구분한다. 이러한 향미 결정들은 동일한 표면 색상까지 커피를 로스팅 할 때 걸리는 시간이 정상 로스팅보다 지나치게 길거나 짧은 경우에 생겨난다. 잘못된 열량 조절로 커피 원두의 외부와 내부의 배전도가 불일치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내용은 각각의 경우에 대한 향미에 관한 설명이며, 로스팅의 시간, 색도 등 로스팅 기술에 관한 부분은 다루지 않는다.

티핑(Tipping)

커피의 표면 색상이 일정한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정상 로스팅보다 매우 짧은 경우에 생기는 결점이다. 즉 열량이 지나치게 강한 경우이다.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열에서 로스팅 된 커피는 원두의 끝 부분이 검게 타는 형태를 보인다. 원두 표면의 조직이 약한 부분이 원형으로 떨어져 나가 그 부분이 검게 그을리는 경우도 있다. 이를 티핑이라고 한다.

과도한 열량에서 로스팅 된 커피는 내부는 로스팅 되지 않고 밝은 색을 띄게 된다.  그린빈 안쪽의 충분히 로스팅 되지 않은 부분에서는 배전도가 낮은 커피에서 나타나는 견과류의 향미가 나타나며 도표에서는 이름 시리얼, 비스킷, 일광취/방귀냄새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일광취란, 맥주의 주재료인 호프가 햇빛과 반응하여 내는 악취를 일컫는 용어이다. 본래는 서플에이커(Sun-Flavor)라는 명칭이지만 사람이 맟기 싫어하는 냄새라는 뜻에서 스컹키 플레이버(Skunky-Flavor)라고도 한다. 삼이나 대마와 비슷한 향이라고 한다.

그을린(Scorched)

커피의 표면 색상이 일정한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정상 로스팅보다 짧은 경우에 생기는 결점이다. 즉 열량이 비교적 강한 경우이다.

강한 열에서 로스팅 된 커피는 표면의 일부 면적이 검게 그을리게 되는데 이를 스코칭이라고 하며, 이러한 향미를 스코치드라고 한다.

표면의 그을린 부분에서는 건열반응의 향미가 나타나며 플레이버 휠에서는 이를 구어진(Baked), 새까맣게 탄(Charred), 화독내(Empyreumatic, 음식이 눋다가 타는 냄새)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이와 같은 향미특징은 티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누른내(Baked)

원두의 표면 색상이 일정한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정상 로스팅보다 매우 긴 경우에 생기는 결점이다. 

오랜 시간동안 낮은 열에서 로스팅된 커피는 과도한 열량 축적으로 내부에서부터 조직이 허물어지고 어두운 색과 기름기를 띈다. 또한 긴 로스팅 시간동안 수용성의 향기 성분들이 수분과 함께 증발하여 무미건조한 맛을 내게 된다. 플레이버 휠에서는 이를 누른내(Bakey), 향기가 약한, 무미건조한(Flat), 둔한/흐릿한(Dull)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플랫(Flat)이라는 표현응ㄴ 영어 단어로는 평평한, 납작한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향미가 약하거나 전혀 나지 않는 커피의 향미표현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한다.

플레이버 휠의 연습과 응용

로스팅을 점검하는 단계에서 커핑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현장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로스팅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커피의 테이스팅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들에게 새로운 커피를 맛보고 그 커피의 로스팅 상태를 가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커피의 복잡한 향미 다발 중에서 커피 자체의 특성에 희한 향미와 로스팅 특성에 의한 향미를 구별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커피의 향미를 '커피 맛'과 '커피 향'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커피의 맛을 구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 먼저 곡류의 열 변화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향미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커피의 맛에서 찾아내고 본인이 느낀 향미와 연결시키는 방법을 권한다. 

한국커피교육센터에서 진행한 플레이버휠 스터디 세미나에서는, 동일한 그린빈을 여러 방식으로 로스팅한 샘플과 다양한 형태로 조리된 쌀을 함께 비교해 로스팅에 관한 이해를 도왔다. 원두 샘플은 극도로 낮은 배전도, 샘플 로스팅, 강한 열에서 짧은 시간 동안 볶은 것(Tipped,
Scorched), 높은 배전도, 낮은 열에서 오랜 시간동안 볶은 것(Baked)을 사용했다.

쌀 샘플은 생쌀과 밥, 누룽지, 밥솥에서 오래 보관 된 마른 밥을 사용했다. 밥은 오래 익혀 단맛이 나오기 전에 쌀이 익을 정도로만 익혀서 비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미나에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포장된 밥을 재가여하지 않고 사용하였다. 쌀 대신 옥수수 등 다양한 곡류로 응용할 수 있다. 아래의 표는 실습 후 참가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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